두 줄 사이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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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
어릴 때부터 나는, 이 단어 하나로 부러움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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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11년? 와, 대박."
"영어 엄청 잘하겠네요."
"부모님이 진짜 많이 밀어주셨나 봐요."
Page 2b
"하하… 그렇죠."
유학생이라고 하면, 다들 비슷한 그림을 떠올린다.
유창한 영어, 여유 있는 집, 걱정 없는 미래.
Page 3
틀린 말은 아니다. 대부분은 그렇다.
우리 집은 여유가 있어서 나를 보낸 게 아니다.
나를 보내느라, 여유가 없어졌다.
Page 4
아홉 살의 나는, 그런 건 몰랐다.
그냥 미국에 간다는 게 신기했을 뿐이다.
서른둘이 된 지금은 가끔 생각한다.
그렇게까지 해야 했을까.
나라면, 그럴 수 있었을까.
Page 5
덜컹… 덜컹…
엄마: 밥은 먹었니?
수화기 너머로도, 엄마는 늘 밥부터 물었다.
Page 6
Page 7
열한 해를 살다, 떠밀리듯 떠났던 도시.
서른둘, 나는 주재원이 되어 다시 이곳에 왔다.
Page 8
유학생, 그리고 주재원.
남들 눈엔, 부러운 두 줄이다.
그 사이에 뭐가 있었는지는, 어디에도 적혀 있지 않다.
Page 9
부모님과 떨어져,
혼자 견딘 열한 해.
그동안, 나 하나 때문에
무너진 집.
부모님의 전부와
맞바꾼,
이력서 한 줄.
Page 10
지금부터는, 이력서엔 없는 그 두 줄 사이의 이야기다.

다음 화에 계속...

두 줄 사이 — 프롤로그 ·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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